우리 팀은 매 주 FE, BE 작업 인원을 한 명씩 교환하면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룰이 있다. 팀에서 느릿느릿 티스푼공사를 하는 나를 배려해 나는 3주차에 백엔드에 오게 되었고, 이번 주가 바로 그 주간이였다. 주말이 조금 바빴지만 최대한 그동안 밀렸던 팀의 TIL 문서들이나 코드들을 마구 읽었다. 백엔드 사람들은 참 명확하고 간결하게 글을 잘 쓴다. 아니면 나만 주절주절 말이 많은 걸수도 NestJS는 지난 프로젝트에서 한번 경험했으니 아주 낯설지는 않은데, 뭐랄까.. 편한 사용 뒤에 숨겨져 있는 복잡미묘한 무언가가 정말 무섭다. 데코레이터를 하나 만들어야 한다? 바로 심연을 들여다 보아야 한다.(내 느낌) 그리고 슬랙 채널이나 데일리 스크럼을 통해 백엔드 분들이 토로하는 고충과 고민들을 듣고 있자면 내가 하는 작업들과는 사뭇 다른 고차원적인 문제들이 많았어서 겁을 좀 많이 먹었다. 아무튼 나름의 준비를 했다.
부캠 하면서 가장 긴장되는 월요일을 뽑자면 이번주를 골랐을 것 같다. 왜 그렇게 긴장했지? 아무튼 뭔가 스스로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사람이 된 기분이였다. 차근차근 할 일을 정리했는데, 내 걱정보다 할 일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가장 큰 이유는 저번 주에 백엔드 작업을 하셨던 분들이 시간이 남아서 이번주 피쳐 일부를 미리 하셨기도 하고, 저번 주가 첫 2주가 핵심 로직이 많다 보니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덜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부캠 하면서 시간이 남았다는 표현이 어떻게 나올 수 있지? 성익과 일을 나눴는데 내가 맡은 피쳐가 너무 작았다. 더 적극적으로 맡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잘 해낼 수 있을거란 자신이 없어서 약간 애매한 스탠스로 참여한 것 같다. 결국 그나마 맡은 일도 뜬금 없는 곳에서 헤매다가 남효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긍정적으로 말하면 협업의 이점을 잘 활용했고, 나쁘게 말하면 혼자서는 할 줄 아는게 별로 없구나 하는 생각. 목표는 내 손을 떠난 후에 리팩토링 할 일은 없도록.. 이였는데, 전반적인 쿼리 구조 리팩토링이 백엔드 백로그에 올라가면서 파사삭 깨졌다. 어쨌든 나의 특정 어떤 코드가 잘못되어 하는 건 아니니 명예로운 죽음이라 생각함..
요새 계속 풀리지 않는 숙제가 있다. 할 일 은행에 쌓여 있는 그 모든 것들이 그렇지만 특히 에디터가 그렇다. 학습 정리에서는 내가 분명 커서 조작에 관련된 모든 문제를 해결한 것처럼 써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다 고쳤다고 생각해서 글을 쓰고 마지막으로 결과물을 찍는 도중에 문제를 발견해서 그걸 고쳐야 한다. 무엇을 고쳐야 하는지 방법을 알고 있었지만 그 때 시간이 너무 늦었어서 일을 미뤘고 그 상태로 백엔드로 넘어와 버렸다.. 그러고 팀원이 다시 에디터에 기능을 추가하는 과정에서 딱 알았다. 재사용 할 일이 많은 커서 제어 로직을 따로 함수로 분리해야만 한다. 다 머릿속으로 상상 코딩만 하면서 하고있지는 않다. 작업의 단위가 지나치게 커서 막막함이 있어서인데.. 지금 마크다운 파서도 머릿속으로 어떻게 하면 되지 않을까 방법론은 떠오른 게 있는데 아직 시도해보진 못하고 있다. 막바지가 되니 코딩 말고도 해야할 일이 많이 생겨서.. 맞다 사실 다 핑계다. 단순히 작업 단위가 커서 무의식중에 기피하는 게 맞는 듯 하다. 순순히 그런 문제를 인정하고 통일되지 않은 CSS들을 하나씩 정리해 나가고 있다. 내가 이렇게 생산성이 떨어지는 상황인데도 팀이 굴러가도록 노력해 주는 팀원들한테 너무 감사하다.